2022-04-11
  • [메타인지의 시기] 몇 살부터 키워줘야 할까
  • 뇌의 구조는 크게 좌뇌와 우뇌로 나뉘어져 있다. 좌뇌와 우뇌는 절대적인 지배력을 갖기보다 상호 보완적인 기능을 발휘한다는 연구가 뇌과학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전두엽, 측두엽, 두정엽, 후두엽 모두 네 개의 엽(葉 lobe)으로 구분된다. 대뇌의 네 개의 엽은 특정 유형의 감각 자료 혹은 정보 처리를 하기 위해 특화된 영역을 포함하고 있으며 각자 맡은 기능이 다르다. 전두엽(front lobe)은 주로 사고, 판단, 의사 결정, 의식적 정서, 운동기능, 언어, 기억 등 인간의 가장 높은 수준의 사고력과 행동을 담당하는 부분이다. 이마 앞부분의 영역으로 인간의 성격 형성과 집행 기능을 맡고 있다. 

    측두엽(temporal lobe)는 주로 청각 지각을 맡고 있다. 언어, 말, 그리고 다른 소리를 구분하고 이해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또 복잡한 물체를 인지하고 기억을 하는 기능을 맡고 있다. 뇌의 옆쪽 부위이다. 두정엽(parietal lobe)은 공간지각을 맡고 있는 부위로 뇌의 위쪽에 위치하고 있다. 운동기능과 수학적 계산과 독서 등을 관장하는 영역이다. 또 촉각, 고통, 압력, 온도 등을 인지하고 감각정보를 통합하는기능을 맡고 있다. 후두엽(occipital lobe)은 주로 시각과 지각을 처리하고 통합하는 부위로 뇌의 뒤쪽에 있는 영역이다. 시각 인지와 저장을 위해 뇌의 다른 부위로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을 관장한다.

    [메타인지의 시기] 몇 살부터 키워줘야 할까_1 

    아이가 태어난 후 뇌는 어떻게 성장할까. 5세 이전까지는 감각과 운동 정보를 처리하는 기능은 비교적 잘 발달하고 독립적으로 기능하게 된다. 반면 인지능력은 9세~17세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한다. 뇌의 인지기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에 메타인지 능력을 키우기 위해 훈련한다면 아이는 스스로 불편한 학습법을 받아들일 수 있다. 실험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틀리는 것을 확인하는 셀프 테스트 공부법과 반복해서 읽는 공부법 중 셀프 테스트를 선택하는 시기도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보다 고학년 학생이 더 많았다. 초등 고학년부터 메타인지 능력을 집중적으로 키워준다면 어렵고 불편한 학습법에 적응할 수 있다. 이때에는 언어와 독해력이 강화되어 스스로 독서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단어의 뜻을 정확하게 알고 문장을 유창하게 읽을 수 있는 시기로 내용을 스스로 해독할 수 있게 된다. 이때부터 지식과 이해 능력이 발달하기 시작한다. 단어나 문장의 문자적 의미를 넘어서 단어에 숨어있는 암시적인 의미까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공부 한 시간만 하면 게임해도 돼.” 학부모가 아이를 책상에 앉혀 공부하게 하기 위해 고안해낸 ‘당근과 채찍’ 법이다. 하지만 이는 아이의 공부를 방해하거나, 좀 더 나아가서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착각하게 하고 이를 고착화시켜 버릴 수도 있다. 

    아이는 한 시간이라는 정해진 시간만 채우면 놀 권리를 얻게 된다는 데에 집중한다. 아이는 자신의 공부 능력을 스스로 알 수가 없다. 초등학생의 경우 자신이 얼마나 오래 공부해야 하는지는 자신이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를 판단하기 전까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공부를 해보면서 얼마나 더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조금씩 알게 된다. ‘공부를 해보니까 아 이 부분은 모르겠네(모니터링)’라고 판단하고 ‘이 부분은 좀 더 공부를 해야 알겠어(컨트롤)’라고 스스로 깨닫게 된다. 

    만약 당근과 채찍 논리로 아이와 협상을 해 본 경험이 있는 학부모라면 이제 다른 학습법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초등 부모들은 아이들이 학습 속도가 빠른 데 큰 문제를 느끼지 못한다. 메타인지 전문가인 리사 손은 그의 저서 『메타인지 학습법』에서 학습 속도가 빠른 아이들의 특징을 세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나이가 어릴수록 친구들과 경주하는 게 재미있다고 여긴다. 둘째는 학습 수준이 어렵지 않아서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학습을 끝낸다. 셋째는 쉽고 빠르게 학습 목표에 도달하는 아이들은 자신이 무엇인가 이뤄냈다는 성공에 도취해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리사 손은 세 가지 특징을 모두 나타냈다면 메타인지를 연습하기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즉, 메타인지로 아이를 성장시킬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는 것. 

    부모의 도움으로 메타인지를 훈련한 아이들은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어려운 공부에 도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금 알고 있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각자 인지하는 속도가 다른 만큼 공부하는 시간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빨리빨리 더 많은 지식을 흡수해야 한다고 믿었던 부모는 처지는 아이를 보면서 불안해할 수밖에 없다. 똑똑하기만 하던 아이가 고학년이 될수록 뒤떨어지고 있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학습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단거리 경주에서 얻는 짧은 쾌감만으로는 먼 길을 오래 달려야 하는 마라톤을 버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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