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11
  • [메타인지의 효과] 상위 0.1%는 천재가 아니다
  • 한 교실에서 같은 시간에 같은 공부를 한다고 해서 모든 학생이 같은 성적을 낼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하다. 책상에 오래 앉아 있다고 해서 성적이 오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같은 시간 혹은 더 오래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학습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고민해봐야 한다.

    학습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천재의 길’과 ‘노력의 길’. 천재의 길은 적은 시간 공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점수가 향상되는 길이다. 노력의 길은 공부하는 시간 대비 성과가 더디게 나온다. 천재의 길에 들어선 학생은 공부할수록 기분이 좋으며, 실수가 적다. 더불어 학습 속도가 빠르다. 반면 노력의 길로 가는 학생은 공부할수록 기분이 나쁘며 실수가 잦다. 게다가 학습 속도조차 느리다.

    학부모는 아이가 편하게 공부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천재의 길’로 들어서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천재란 한 번의 선택으로 탄생하는 것일까. 에디슨이 남긴 유명한 말을 짚고 넘어가자. ‘천재는 1퍼센트 영감과 99퍼센트 노력’이라고 했다. 비록 천재의 길로 들어선 아이라고 해도 그 아이가 천재처럼 보이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겉으로 보이지 않는다. 즉, 천재는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말이다. 모든 학습에는 최선을 다하는 노력이 불가피하다. 

    ‘어떻게 하면 스스로 사고를 잘 할 수 있을까.’ 메타인지는 스스로에게 주어진 과제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일련의 과정에 필요한 능력이다. 문제해결 과정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확인하고 이에 집중하면서 자신의 과제를 실행해나가는 상태를 점검해 나간다. 필요한 경우에는 학습전략을 수정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인지(cognition)란 각자 배운 경험과 지식 그리고 나름의 전략을 바탕으로 수행하는 행동이나 인식을 하는 수동적인 단계에 머무른다면 메타인지는 이를 스스로 통제하면서 계획하고 조정하면서 몸소 실천하는 행위적인 기능이다. 인지가 정적(靜的)이고 수동적(受動的)이라면 메타인지는 동적(動的)이며 능동적(能動的)인 상태이다.

    [메타인지의 효과] 상위 0.1%는 천재가 아니다_1 

    메타인지가 공부하는 데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일까. 자기조절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자기조절 학습이란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학습자가 스스로 학습 목표를 정하고 왜 공부를 하는지에 대한 점검을 통해 동기부여를 스스로 결정하는 학습 방법을 말한다. 여기서 핵심 포인트는 ‘스스로’ ‘동기부여’에 있다. 즉, 자신이 공부가 잘 되는 학습환경을 만들고 어떠한 교재나 자료를 이용할 것인지를 판단해 필요한 학습자원을 직접 관리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동기란 무엇일까.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결정하고 그 행동 방향과 수준 강도를 맞추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에 맞춰서 움직이게 되면 자아효능감이 높아지게 된다. 심리학에서 자아효능감(Selfefficacy)이란 상황에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기대와 신념을 의미한다. 자아효능감이 높은 학생은 어려운 과제를 받게 되면 해결하기 위해 끈질기게 매달리며 노력하는 반면, 자아효능감이 떨어지는 학생은 쉽게 포기해버린다. 즉, 자아효능감이 높아지면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을 하게 되고, 그 결과 메타인지 능력이 향상하게 된다.

    메타인지 공부법의 비밀은 수업 방식에도 숨어있다. 미국의 메타인지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교사의 유창한 주입식 수업이 학생들을 착각에 빠뜨리게 된다는 것. 2013년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 ‘겉모습의 속임수: 교사의 유창함은 진짜 학습 대신 선입견을 키운다(Appearances can be deceiving: Instructor fluency increases perceptions of learning without increasing actual learning)’에서는 수업방식에 따라 학생들의 메타인지 능력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실험방식은 간단했다. 학생들은 두 그룹으로 나눠서 수업을 진행했다. 첫 번째 그룹은 교사가 문제를 내고 이에 대한 답을 곧바로 알려주는 ‘편안한’ 수업방식이다. 두 번째는 교사가 정답을 알려주지 않고 학생들에게 생각을 해서 답을 찾아보라는 ‘불편한’ 수업이다.

    연구자들은 편안한 수업과 불편한 수업에 참가하게 한 후 학생들에게 질문을 했다. 편안한 수업에 참가한 학생들은 수업 내용이 쉬웠으며 이해를 다 했다고 응답했다. 반면, 불편한 수업에 참가한 학생들은 수업 내용이 어려워 이해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시험성적은 반대의 결과로 나타났다. 편안한 수업에서 다 이해했다고 응답한 첫 번째 집단보다 불편한 수업에서 잘 이해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두 번째 집단의 성적이 더 높게 나왔다. 

    불편한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공부를 하는 동안에도 자신을 점검하면서 스스로의 상황을 확인한 반면, 편안한 수업에 참가한 학생들은 자신이 수업 시간에 무엇을 알고 또 모르는지를 스스로를 점검할 시간이 없었다. 결국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교사가 말해주는 정답을 통해 모든 학습내용을 알게 되었다고 착각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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