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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해피 화이트데이를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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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화이트데이를 기원하며

#제짝은#어디에#있는거죠

안녕하세요. 저는 남들이 말하는 ‘결혼 적령기’인 서른 살 여성 직장인입니다. 친구, 선배들이 하나 둘 결혼을 하기 시작하니 저희 부모님이 결혼을 보채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결혼할 생각이 없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결혼할 남자가 없습니다. 그 간 숱한 연애를 해왔고,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을 만나봤지만 결혼할 만큼 저와 잘 맞고 좋은 사람을 만나지는 못했어요. 어딜가든 저에게 결혼 이야기부터 물으니, 마치 제가 뒤처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정말, 제가 늦은 걸까요?

#그렇지#않아요
#게임이론을#따르고있을뿐

그 나이 즈음 많이들 하는 고민이죠. 결혼이 인생의 필수 조건도 아닌데, 주변의 압박 때문에 괜히 조급해지고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2016년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2.79세, 여성 30.11세로 10년 전인 2006년보다 각각 1.83세, 2.32세 높아졌습니다. 전반적으로 결혼 연령이 높아지는 추세라는 의미죠.

이런 경향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로버트 시모어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수학과 교수는 남녀의 결혼이 성사되는 데 오래 걸리는 이유를 게임 이론으로 설명했습니다.

게임 이론은 경쟁 상대의 반응까지 고려해 최적의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주로 수학과 경제학에서 많이 쓰입니다. 게임 이론으로 결혼을 해석하자면, 여성은 좋은 남성과 결혼하는 것이 최적의 선택인 겁니다.

시모어 교수는 몇 가지 가정을 했습니다. 연애 기간은 정해져 있지 않고, 둘 중 한 사람이 중간에 그만 두거나 여성이 남성의 청혼을 받아들이면 게임은 끝납니다. 또 남성은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의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남성의 경제적·외적 조건, 그리고 결혼 후 육아에 기꺼이 참여할 수 있는지 등이 좋은 남자의 기준입니다.

여성이 이를 단번에 관찰할 수는 없지만, 이들 조건은 나중에 두 사람이 지불해야 할 대가에 영향을 미칩니다. 대가라는 말이 좀 추상적이니 돈을 낸다고 가정해 봅시다. 남성은 어떤 여성을 만나든지 돈을 얻습니다. 다만, 좋은남성은 나쁜 남성보다 더 많은 돈을 받습니다. 반면 여성은 좋은 남성을 만나면 돈을 적게 내고, 나쁜 남성을 만나면 돈을 많이 내야 합니다.

자, 이런 상황에서 당신이 여성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는것이 최선일까요. 최대한 많은 정보를 모아 좋은 남성이 누구인지 찾아야 합니다. 여성이 이런 행동을 취할 때, 나쁜 남성은 최대한 빨리 이 게임을 끝내는 것이 최적의 선택입니다. 여성이 정보를 많이 모으기 전에 결혼에 성공하는 것이죠. 반면 좋은 남성은 최대한 시간을 오래 끌어 자신이 좋은 남성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게 유리합니다.

각자가 최선의 선택을 하다 보면 모두 자신의 선택을 바꾸지 않는 평형 상태에 도달하게 됩니다. 게임 이론에서는 이를 ‘내시 균형’이라고 하죠. 이 상황에서는 상대를 고르는 데 걸리는 시간을 늘리는 쪽으로 평형을 이루게 됩니다. 많은 이들이 결혼 상대를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학적인 이유가 있었던 거죠. 그러니 ‘왜 나만 이렇게 늦지’ ‘더 늦으면 어쩌지’ 라는 고민은 조금 접어두셔도 될 것 같습니다.

#회사와#사랑에빠진#우리아빠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막 고등학생이 된 17세 남학생입니다. 우리 아빠는 작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 회사에만 빠져 있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새벽같이 출근하는 건 기본이고, 일주일에 5일은 10시가 넘어서 퇴근하십니다. 월급받는 직장인일 때에는 저랑 이야기도 많이 하고, 주말에는 가족끼리 외식도 하고, 나들이도 가고 했었는데…, 직접 회사를 운영한 뒤부터는 아빠에게 그런 여유가 없어 보여 속상합니다. 우리 아빠, 가족에 대한 사랑이 줄어든 걸까요?

#기업가#마치#자식보듯
#회사#사랑해

고민이 많이 되시겠어요. 함께 보내던 시간이 줄어들면 가족의 입장에서는 서운할 수 있죠. 하지만 아빠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소개해 드릴게요. 지난해 3월 국제학술지 ‘인간뇌지도’ 저널에 실린 재미있는 논문입니다.

마르자 리사 할코 핀란드 헬싱키대 연구원은 기업가가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사진을 볼 때와 평소 익숙한 다른 회사를 보여줄 때, 또 자신의 자식과 평소 가까운 다른 아이 사진을 보여줄 때 뇌의 반응을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으로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기업가는 자신이 일군 회사를 볼 때 마치 자기 아이를 볼 때와 똑같이 우측미상핵(right caudate nucleus)과 같이 보상과 감정 처리를 담당하는 뇌 영역이 활성화됐습니다. 친근한 기업이나 아이를 볼 때와는 다른 반응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런 반응은 여성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나며 사랑하는 사람을 볼 때도 같은 반응을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어떤 종류의 사랑이든 보상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 활성화되는데, 기업가가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를 볼 때에도 동일한 반응을 보인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자기 회사를 생각하는 기업가의 감정도 일종의 ‘사랑’이라는 의미죠. 마치 자식에 대한 사랑처럼요.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가볍게 생각하면 안되겠죠. 사연을 보내주신 분이 먼저 아빠가 사랑하는 회사의 존재를 인정하고, 아빠가 회사와 가족, 양쪽의 균형을 잘 맞추기를 바란다고 진지하게 한번 이야기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수줍음많은#남자친구#말로만#사랑해

안녕하세요. 대학에 입학한 지 딱 1년 된 대학생입니다. 대학에 입학하고 얼마 되지 않아 로망이었던 캠퍼스 커플을 하고 있습니다. 제 남자친구는 같은 과 동기인데요. 정말 수줍음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학교 안에서는 손도 안 잡아요. 친구를 만날 수도 있다면서요. 길에서는 절대 안아주는 일도 없습니다. 제가 왜 이렇게 애정 표현을 하지 않느냐고 투덜대면 “좋아한다고 말하지 않았냐”며 “이보다 더 좋은 표현이 어디 있냐”고 하네요. 저는 이런 남자친구의 사랑 표현이 너무나 답답합니다. 제가 이상한 건가요.

#말보다#행동으로#말로는#부족해

학교 안에서 손도 잡지 않는다니, 답답할 만 하네요.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은 정말 현명하게 해결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남자친구는 행동보다는 말로 사랑을 표현하는 편인가 봐요.

그런데 대다수의 사람이 말로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가벼운 스킨십에 더 많은 사랑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어바인)등 공동 연구팀은 미국인 495명을 대상으로 사랑과 관련한 60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 뒤 이에 대한 대답을 조사했습니다. 60가지의 상황에는 ‘서로 안는다’ ‘서로 비밀을 터놓는다’ ‘사랑한다고 말한다’ ‘스킨십을 한다’ 등이 포함됐습니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아주 작은 행동에도 사랑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말로만 사랑을 표현하는 것보다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에 더 큰 감동을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랑한다는 말보다 품 속을 파고드는 행위에서 사랑을 더 많이 느꼈습니다.

반면 상대를 통제하려고 하는 행동에는 큰 거부감을 보였는데요. ‘상대가 어디 있는지 항상 알아야 한다’거나 ‘모든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한다’ 등의 상황입니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는 문화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중국과 캐나다를 예로 들었습니다. 공동체 의식이 강한 중국 사람들은 부모가 아이의 행동을 통제하는 교육 방식이 관심이고 사랑이라고 답한 반면, 캐나다에서는 유사한 행동에 대해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사람마다 사랑의 표현 방식은 제각각 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주 작은 행동에서도 사랑을 느낀다고 하니, 이 연구 결과로 남자친구를 설득해보는 건 어떨까요. 조금 더 적극적으로 행동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 출처 l 동아사이언스 과학동아 (http://www.dongascience.com/)
  • 글 l 최지원 기자 (heyn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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